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중고차 점검 포인트 (엔진룸, 주행감, 하부 상태)

by y-hun1004 2025. 5. 24.

중고차 관련 사진

중고차를 살 때 무엇부터 봐야 할까?

중고차 구매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잘못된 선택은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차량의 겉모습이 멀쩡하더라도 내부 기계 상태가 좋지 않으면 구매 후 큰 수리비가 발생하거나 심지어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자동차는 수천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복합 기계이며, 그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몇 가지 부위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의 전체적인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중고차 구매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3대 항목인 ‘엔진룸’, ‘주행감’, ‘하부 상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일반 운전자 수준에서도 체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구매 전 최종 점검 단계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엔진룸 점검 – 차량의 심장 상태를 진단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

엔진룸은 중고차 점검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정보가 가장 많이 담긴 공간이다. 이곳에는 차량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과 각종 윤활계, 냉각계, 전기계통 부품이 밀집되어 있으며, 관리가 제대로 되어왔다면 외형만 봐도 일정한 단서가 드러난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엔진오일 상태다. 엔진오일은 차량의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하며, 오일 게이지를 뽑아보았을 때 오일의 색이 맑고 점도가 유지되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색이 지나치게 검고 탄 냄새가 나거나 금속성 입자가 섞여 있다면 엔진 마모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며, 게이지에 잔량이 부족한 경우 오일 누유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음은 냉각수 상태다. 냉각수는 대부분 반투명한 리저브 탱크를 통해 쉽게 점검할 수 있으며, 녹색, 분홍색, 보라색 등의 색을 띠지만 이 색이 탁하거나 뿌옇게 변했다면 오염된 것이고 수명이 다한 것이다. 탱크 내부에 이물질이나 침전물이 보인다면 라디에이터나 워터펌프 계통의 부식까지 의심할 수 있다. 브레이크 오일, 미션 오일, 파워오일 역시 색과 냄새, 잔량을 중심으로 점검한다. 브레이크 오일은 진한 갈색일수록 교체 시기가 지났음을 의미하고, 미션오일은 타는 냄새가 나면 고온에서 장시간 사용된 상태일 수 있다. 또한 오일 탱크 주변, 호스 연결부, 하단부 등에 오일 자국이 번들거리거나 끈적하게 남아 있다면 누유가 진행 중인 것이다.

엔진룸 내 각종 벨트 상태도 중요한 점검 항목이다. 워터펌프 벨트, 발전기 벨트, 에어컨 벨트 등이 제대로 장착되어 있고 갈라짐이나 실밥이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손으로 눌렀을 때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지나치게 물렁하지 않아야 하며, 벨트 장력이 적절하지 않으면 고속 회전 시 이탈하거나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팬벨트에서 이물감 있는 소리가 들린다면 장력 조정이 필요하거나 벨트 교체 시기가 지났을 수 있다.

배터리 역시 중요하다. 배터리는 단자 부식 여부와 전압 유지 상태를 기준으로 점검한다. 대부분 배터리에는 인디케이터가 있으며, 녹색이면 정상, 흰색이나 검은색이면 교체 시점일 수 있다. 단자 주변에 흰색 가루(황산염)가 끼어 있다면 접촉 불량이나 전도성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클리너로 닦아주어야 하며, 반복적으로 부식이 발생한다면 배터리 수명이 다했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시동을 건 후의 진동, 소음, 경고등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시동 시 흔들림이 심하거나 철커덕, 덜컥, 삐걱 등의 소음이 들린다면 엔진 마운트 노후, 점화 불량, 흡기 계통 이상 등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엔진룸의 시각적 점검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청각적 확인을 병행해야 한다. 시동 후 RPM이 1분 이내로 안정되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도 센서류 이상, 흡기 제어 불량, 연료 분사 이상 등 여러 원인을 내포할 수 있다. 이때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와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하고, 점등 상태의 종류에 따라 정비 이력 확인 또는 진단기를 통한 고장 코드 확인이 필요하다.

주행감 점검 – 외형보다 중요한 실제 운전 감각의 체크

중고차 점검에서 실차 시운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주행감은 차량의 하체 상태, 조향 장치, 변속기, 서스펜션, 제동 시스템 등의 종합적 상태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우선 시동 후 출발 시 차량의 응답성을 체크한다. 엑셀을 밟았을 때 반응이 느리거나 가속이 부자연스럽고 끊기는 느낌이 든다면 엔진 출력 저하 또는 미션 슬립 현상이 의심된다. 미션 슬립은 자동변속 차량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변속 충격이 느껴지거나 RPM은 오르지만 차량이 부드럽게 나가지 않는 경우 해당된다. 정속 주행 시 RPM이 유난히 불안정하거나 고속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유지된다면 토크컨버터 이상이나 미션 내부 마모를 의심할 수 있다.

핸들 조작감도 중요하다. 핸들을 좌우로 급격하게 돌려봤을 때 조향이 즉각적이지 않거나 유격이 느껴지면 스티어링 기어의 마모나 파워스티어링 펌프 불량일 수 있다. 핸들이 스스로 정중앙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한쪽으로 쏠린다면 얼라이먼트 불량, 조향축 손상, 하체 부품 휨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의 반응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제동력이 약하거나 페달이 스펀지처럼 무른 느낌이 나면 브레이크 오일의 수명 문제, 에어 혼입, 브레이크 캘리퍼 고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브레이크를 밟을 때 차량이 좌우로 쏠리거나 핸들이 떨린다면 디스크의 불균형, 마운트 상태 불량, 브레이크 패드 비대칭 마모 등을 의심해야 한다.

서스펜션 상태는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느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둔탁한 소음이 나거나 차체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경우 쇽업쇼버, 스프링, 마운트가 노후된 상태일 수 있다. 주행 중 차량 하부에서 ‘쿵’, ‘딱’, ‘덜컹’ 등의 이질적인 소음이 반복적으로 들리는 경우에는 로어암 부싱, 링크, 볼조인트 등의 마모 또는 손상을 점검해야 한다. 또 차량이 지나치게 부드럽게 흔들리거나 반대로 딱딱하고 튀는 경우도 모두 서스펜션 세팅 문제일 수 있으므로, 여러 노면을 넘나들며 반응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변속기 작동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자동변속기의 경우 P-R-N-D 간 위치 이동이 부드럽고 정확해야 하며, 기어 체결 시 충격이 크면 변속기 마운트 또는 내부 클러치 마모일 수 있다. 수동변속기의 경우 클러치 페달이 너무 무르거나 반대로 너무 뻑뻑한지, 기어 체결 시 걸리는 느낌이 있는지, 특정 단에서 소음이 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수동 차량에서 2단 또는 3단에서 갈리는 소리나 진동이 있다면 기어싱크로나이저 마모 가능성이 크다.

에어컨, 히터, 와이퍼, 전조등, 경적, 창문 조작, 오디오 등 실내 기능의 정상 작동 여부도 함께 체크해야 하며, 정차 시에도 각 기능을 개별적으로 작동해보는 것이 좋다. 차량 내부의 잡소리(내장재 떨림, 대시보드 유격 등)는 차량의 조립 품질 및 수리 이력을 반영하기도 한다.

하부 상태 점검 –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고장과 직결되는 핵심 부위

차량 하부는 일반적으로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중고차의 상태를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척도 중 하나다. 차량을 리프트에 올리거나 낮은 구덩이에 진입해 바닥을 확인할 수 있다면 반드시 해야 할 점검 항목이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누유 여부다. 엔진 오일 팬, 미션 케이스, 디퍼렌셜, 파워스티어링 부위, 브레이크 호스 주위 등에서 오일이 뚝뚝 떨어지거나 번들거리는 흔적이 있다면 누유가 진행 중인 것이다. 오래된 차량일수록 가스켓, 오일씰이 굳어져 틈이 벌어지기 쉽기 때문에 누유는 외형보다 중요한 위험 신호다.

배기 계통도 점검 항목이다. 머플러에 부식이 진행되어 있다면 곧 구멍이 생겨 소음이 커질 수 있고, 배기 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는 위험까지도 있다. 특히 용접 자국이 눈에 띄게 여러 군데 있다면 하부 사고 후 수리된 이력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전체 프레임 상태와도 연관되므로 정비사 확인이 필요하다. 하체 프레임, 크로스멤버, 서브프레임 등의 부식 여부도 살펴야 한다. 프레임 부식은 차량의 구조적 강성 저하로 이어지며, 차체 흔들림과 조향 불안정, 소음 증가 등을 야기한다.

쇼바, 스프링, 링크, 부싱류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쇽업쇼버에 오일이 묻어 있다면 내부 실이 파손된 것이고, 이는 쇼바 기능 상실을 의미한다. 로어암 부싱이 찢어져 있거나 크랙이 생겼다면 승차감 저하는 물론 타이어 마모, 진동 발생으로 이어진다. 드라이브샤프트 부츠(조인트 부위의 고무)는 갈라짐이나 윤활유 누출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하며, 부트가 파손되면 구동축 마모로 수십만 원대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다.

하부 부식은 눈으로도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하다. 부식이 붉은 녹 형태로 보이고 도장면이 일어났다면 이미 진행 중이며, 하부 언더코팅 흔적이 있으면서도 특정 부위만 도장 색이 다르면 부분 수리 이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언더코팅이 지나치게 새것처럼 번들거릴 경우 최근에 감추기 위해 시공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차량 하부는 가능하다면 전문 리프트에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중고차 점검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중고차는 새 차와 달리 구매자의 주의력과 정보력이 차량 품질을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겉보기에는 깨끗하고 관리가 잘된 차량처럼 보여도, 내부적으로는 관리 부실이나 심각한 정비 이력을 숨기고 있을 수 있다. 엔진룸, 주행감, 하부 상태를 중심으로 차량을 점검한다면 적어도 치명적인 손실을 예방하고, 향후 차량을 운용함에 있어 불안 요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차량을 직접 시운전해보고, 리프트 하부 점검까지 진행한다면 예상치 못한 큰 수리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중고차를 사는 것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함께할 기계를 고르는 것이다. 이 글에서 안내한 점검 항목들을 체크리스트로 삼아 직접 확인하거나, 가능하다면 제3의 전문가와 동행하여 꼼꼼하게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다.